홍성담의 그림창고



                                                                             바람 - 2/ 45 x 30 cm/ 종이에 먹과 수채/ 2012.7.31

[바람 - 2]

'나는 이 바람을 타고 깃발이 되어 흑대살을 통과할 것이다
깃발이 된 내 모습을 너에게 꼭 보여주겠다
자, 잘 봐라!'

'바리'가 수많은 깃발들 중에 흰색깃발 하나를 불렀다
그리고 공중으로 훌쩍 몸을 솟구쳐 펄럭이는 깃발에 안겼다

깃발이 바람에 세차게 나부끼자
'바리'의 몸은 함께 펄럭이면서 차츰 깃발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녀의 몸과 깃발이 하나가 되었다

그는 깃발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더 세찬 바람이 불면
너는 결국 깃발에서 떨어져나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바리'의 몸이 요동을 치며 펄럭였다
바람이 일으켜 세운 파도는 섬을 중심으로 하얀 동심원을 그렸다

그가 높이 나부끼는 '바리'를 올려다보며 외쳤다

'홀로 외로운가?'

바람 때문에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는 여전히 펄럭였다

그렇게 천년 세월을 세 번이나 지나도록
'바리'는 홀로 나부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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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리 - 21 [바람 - 2]
이름: damibox


등록일: 2012-07-31 17:49
조회수: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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