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숨쉬는 삼각형/ 45 x 30 cm/ 종이에 먹과 수채/ 2012.6.21

[숨쉬는 삼각형]

삼각형은 살아있다

꼭지점 밑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올빼미가 울 때 마다 바뀌었다

삼각형은 스스로 확장하면서 앞으로 쑤욱 튀어나오다가
때로는 차츰 축소되다가 곧 한 개의 점으로 변해 아득한 곳으로 도망한다

삼각형 3개의 변에 돋아있는 미세한 털이
열심히 숨을 쉬면서
삼각형의 확장과 축소를 도와주고 있다
살아있는 삼각형은 징그럽다

삼각형 구도가 안정감을 준다는 새빨간 거짓말은
맨 위 꼭짓점을 점유한 광폭한 힘에게 바치는 헌사일 뿐이다

부릅뜬 눈이 자꾸만 흔들린다

은밀하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옷을 입고 앉아있는 '바리'가 '부릅뜬 눈'에게 물었다

'보고 있느냐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 더 많다
그래서 세 개의 눈이 있어야 마땅하지만
인간에겐 눈이 두 개 뿐이구나'

밤을 꼬박 지새우며
올빼미가 울었다

또 ‘바리’가 말했다

‘내 눈에 불과 반백년 후의 미래가 보인다
여기저기 산이 무너지고 강이 뒤틀리고
죽은 시체가 들판을 덮는다
시커먼 비가 사흘 밤낮을 내리고
어른은 어린자식을 버리고
자식은 늙은 부모를 버리고
모두들 이 땅을 떠나는구나‘

삼각형이 숨을 쉰다
삼각형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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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리 - 07 [숨쉬는 삼각형]
이름: damibox


등록일: 2012-06-21 16:36
조회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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