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질 - 1/ 11 x 17 cm/ 신문사진에 먹과 수채/ 2011.8.5
[낚시질 - 1]
엊그제 짝퉁 베니치아 서울은
아름다웠다
정말 아름다웠다
한강 올림픽대로 여의도 샛강이 만나는 곳
목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뒤늦게 나도 손맛이나 느껴볼까하고
배를 저어갔더니
이 골물 저 골물이 우르르콸콸
혼자 흐르기도 하고
합수져 흐르기도 하고
간간이 죽은 사람 시신도 떠내려 오기도 하고
냉장고 테레비전 온갖 가구도 떠내려 오고
히히히
역쉬 요런 곳이 대물 간보기에는 목이 좃타 쪼아!
낚시줄을 던져놓고 담배 한대 피워 물었는데
찌가 살살 흔들린다 끔뻑끔뻑
애고! 잡것들이 아깐 낚시밥만 다 뜯어 먹는다
십수번을 그렇게 낚시밥만 빼앗기고 나니
화딱지가 슬슬 뚜겅을 열고 기어나오는데
씅질이 나서
낚시밥도 던져버리고 내가 뭔 강태공이랍시고
빈낚시바늘을 물에 담갔더니
아이쿠! 썽질도 급하다 어떤 대물이 낚시바늘을 옹골차게 꼴깍 삼키고
바들바들 떨다가 물속으로 급히 내려가는데
나는 기회다 싶어서 낚시대를 하늘로 향해 급히 홱 나꾸어 챘다
뭔 시커먼 넘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끌려 나왔다
쥐
대텅이 몰래 어디 가시다가
빈 낚시바늘이 공짜인줄 알고 꼴까닥 삼켰는가보다
이넘 비열하고 더러운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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