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13 x 22 cm/ 신문사진에 먹과 수채/ 2011.6.3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그래, 나는 닭입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과외학원과 학교에서 닭 모이처럼 던져준
시험문제 정답만 정확하게 쪼아 먹고 살아온 닭입니다

학교 등록금에 보태려고 여기저기 주유소 편의점 카페 알바
사다리 다단계 판매원에서
약제 실험용 마루타까지
그렇게 대학 졸업하면 88만원짜리 인생이 기다리고
연애 결혼 출산도 포기한 3포 세대라지만
호! 드뎌 희망천사가 강림했지요

반값 등록금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맹바기가
확실한 정답!
닭대가리 굴릴 필요도 없이
꼭 집어서 쪼았지요

근데, 이눔이 대텅 되고 나서는 오리발 내미는 것입니다
아흐 쓰벌! 대가리 꼭지까지 열이 오르기를 3년에
나는 뜨건뜨건한 백숙이 되었지요
닭백숙!

우리는 반값등록금 대선공약 지키라고
광화문 광장에 드러누웠어요
6월 뜨겁게 달아오른 광장을 마치 큰 접시로 여기고
우리 닭백숙은 하늘을 향한 채 드러누웠지요

이눔 대텅시키는 우리가 진짜 백숙으로 보였나봐요
닭백숙에선 역시 닭다리가 으뜸이잖아요
이눔시키들이 내 다리 뜯으려고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내 다리
음메 내 다리 닭다리
이눔이 내 다리 뽑으려고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그래 그래, 뽑아서 무쳐먹던지, 뜯어서 씹어먹던지
함 해봐!
해봐!
차라리 한쪽 다리 없는 장애인이 되어서
쥐꼬리만한 장애 복지금이라도 타먹고 사는 것이 훨 좋겠어

뽑아버려! 뜯어버려!
내 닭다리

울나라 대텅시키는
내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아흐, 정답인가 싶어서 맹바기 저눔을 콕 집어 골랐던
나는 닭대가리

뽑아버려! 뜯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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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이름: damibox


등록일: 2011-06-03 12:04
조회수: 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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