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하늘을 나는 홍어/ 13 x 25 cm/ 신문사진에 먹과 수채/ 2013.4.8


[하늘을 나는 홍어]

내 눈엔 왜 저것이 홍어로 보일까
오랜만에 술이 고파서 그럴까

저눔을 건져올려
껍데기에 묻은 진물을 지푸락으로 뜩뜩 문질러 닦아내고
배때기에 긴 타원형으로 칼집을 넣어
속에 꽉찬 애를 꺼내면 ㅎㅎ
손바닥만한 누런 '애'가 나온다
이걸 기름간장에 찍어서 아! 고소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고소한 맛이란

아니다 아니여
저눔은 숫치여
꼴랑지 시작하는 곳에 남들은 한개도 부족한 마당에 이눔은 좆이 두개나 붙어있어
부러운것도 잠깐
우선 그것부터 쥐도새도 모르게 싹둑 잘라서 버려야 해, 하느님도 모르게 짤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려야 해
그거 달고 있으면 값도 떨어지고 맛도 없거등

그리고 머리 꼭대기에서 꼴랑지까지 주욱 두쪽으로 나누어
한 쪽마다  가로로 삼등분, 모두 여섯조각이 되겠지
그 중 한쪼각은 얇게 썰어서 초고추장에 푹 찍어서 입 속에 넣어 깨물면
바닷것이 아닌듯 비린내도 없어
나머지 다섯 조각은 조그만 오가리 밑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아서 뚜겅을 닫아놓고
날마다 한 조각씩 짭짭

여섯째날에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을 꺼낼땐
아후! 코를 찌르는 시원한 냄새
딱이야! 옛날 읍내 시외버스 터미날 오줌통 냄새야
냄새만 맡아도 침이 넘어가는


그런데 나는 왜 저 비행기만 보면 '홍어'가 생각날까
숫치 홍어의 좆이 2개 이듯이 저눔 비행기도 2개의 핵폭탄을 가랭이 사이에 매달았을까
핵폭탄을 '애'처럼 뱃속에 담고 다니는 저 비행기를 보면서
왜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있을까
오늘은 괜히 술맛 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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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을 나는 홍어
이름: damibox


등록일: 2013-04-08 16:38
조회수: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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