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08.07.08
['木魚' 32 - 달려들다]

‘괙괙괙! 그래! 너 잘 내려왔다.
오늘 드디어 잔인한 동물 인간 한 놈을 벌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왔구나. 괙괙괙!‘

‘너 이 시끄러운 오리새끼야! 잘난 체 꽥꽥거리는 너 쬐끄만 녀석!
아예 남은 한 쪽 날개 죽지마저 내가 뽑아 버리겠다!‘

오리는 왼쪽 날개를 위로 높이 치켜들고 푸른 머리를 앞으로 내밀며
마구잡이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뭐라고! 괙괙괙 내가 잘난 체 한다고?
세상에서 영원히 없어져야 할 비겁한 동물아! 괙괙괙
너희들 인간이 서로 잘난 체 하다가 이곳 물속세상까지 모두 지옥으로 만들어 놓고서
아직도 그넘의 입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큰소리만 치는 구나.
이 몹쓸 인간 동물아! 괙괙괙!‘

‘이 놈,  꼭 쪼세 몽당가리 같이 생긴 걸 대가리라고 붙이고 다니는 멍청한 이놈아!’

‘괙괙괙 니들 인간이야 말로 심봉사네 똥개를 닮다 말고 놀부네 돼지를 닮아 버린 노리끼리한 저 대갈통 안에는
온통 잔인한 생각만 가득 찼지! 괙괙괙‘

‘우홱! 내가 놀부네 돼지라고? 엥!
날개도 하나 뿐인 이 븅신 오리놈이! 넌 이제 내 손에 죽었다‘

‘뭣 븅신? 괙괙괙! 인간동물이 잔인하기만 했지, 니들이 나보다 뭐가 나은 것이 있냐?
깃털이 있기나 하냐? 니들이 날개가 있어서 단 한번이라도 날아다녀 본적이 있냐?
물갈퀴가 있기라도 하냐? 물고기처럼 지느러미가 있냐? 아가미가 있냐?
잔인한 짓만 저지르는 두 손목아지 빼놓고는 쥐뿔은 아무것도 없는 불쌍한 동물 인간아!‘

말싸움이 더욱 격해져 주먹다짐을 막 시작하려고 할 때,
木魚가 둔중한 몸을 디밀어 둘 사이를 떼어 놓았다.
‘이제 서로 그만! 싸움을 그쳐! 물속에선 해가 빨리 떨어진다.  갈길이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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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Day by Day]-128 / '木魚' 32 - 달려들다
이름: damibox


등록일: 2008-07-11 12:10
조회수: 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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