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2010.6.10


[천안함, 웰빙 들깨 수제비 - 1]

초지동 작업실 문을 열고 나가서 오른쪽으로 34미터를 지나
6차선 차도를 넘어서
다시 골목으로 52미터를 지나면 왼쪽에 '콩물국수집'이 있다.

오늘 나는 그곳에서 점심으로 '웰빙 들깨 수제비' 5천원짜리 한그릇을 시켜 놓고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며 몇숟가락을 입에 떠넣다가
깜짝 놀랐다.
엥! 밀가루 반죽을 납작 납작하게 늘려 뜯어 넣은 수제비 건더기 속에
뭔가 특별하게 생긴 쌍판떼기 두개가 숨어 있길래
흐응~ 자세히 들여다 보니
석달전 백령도 바다속에 가라앉았던 천안함 '선수'와 '선미'였다.

아니다! 아니여!
석달전 바다속에 가라앉은 '선수'(배대가리)와 '선미'(배꼴랑지)가 아니고
국방부가 저 누런 혓바닥으로 허구헌날 뱉어냈던 사구빨이
인터넷 바다 속에 퐁당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바로, 바로, 바로 그 '선수'와 '선미'였다.
그 배대가리와 배꼴랑지가, 글구 그 거짓말 누런 혓바닥이
내 앞에 놓인 큰 대접 안에, 웰빙 들깨 수제비 걸죽한 국물 속에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그래! 그래!
아마 이것도 분명히 영양가 있는 것일 게 분명!
섭씨 32도를 넘는 이 더운 6월 10일에 2만원짜리 보양탕 대신에
나는 5천원짜리 그넘들 누런 혓바닥과 배대가리 배꼴랑지가 건더기로 들어있는
웰빙들깨수제비를 후지럭 후지럭 소리도 요란하게 먹었다.
헹!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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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안함 웰빙 들깨 수제비 - 1
이름: damibox


등록일: 2010-06-10 17:33
조회수: 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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