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2010.6.29
[천안함 웰빙 비빔국수 - 3]

오늘, 장마 우중충한 날씨 탓에 목구녁이 껄껄할 것 같아
또 길건너 골목길 따라 왼쪽에 있는 국수집으로 점심 사냥을 갔다.

“아줌마! 매운맛 비빔국수 특짜 꼽배기로!”

금방 하얀 면발위에 빨간 초고추장 한 국자를 얹은
둥실 큰 대접이 내 앞에 내동댕이치듯 내려졌다.
얇게 썰어놓은 양파와 오이채 한 줌, 상추 두어장이
인테리어 장식처럼 대접 가장자리에 놓여 있다.

맵고 신 초고추장 냄새에 침을 꿀꺼덕 삼켰다.
젓가락을 면발 깊이 박아서 요리조리 뒤적여 비비기 시작했다.
하얀 면발이 빨갛게
얇게 저민 양파가 초고추장을 뒤집어쓰고
맵고 신 냄새와 오이채 상큼한 냄새가 뒤범벅이 되어
호! 먹음직 스럽다.
상추는 갈갈이 찢겨져 면발 사이로 들어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손목이 아프도록 비벼야 한다.
우선 한 젓가락 후루룩 먹고 싶은 마음을 조금 더 참고
하나 둘 셋....
서른을 셀 때 까지 더 비벼야 한다. 아니 쉰을 셀 때 까지.
하얀 면발이 빨간 초고추장을 완전히 뒤집어 쓸 때 까지
뒤적 뒤적 뒤적 싹 싹 싹 비벼야 한다.

화! 꿀맛.

콧잔등에 송글송글 땀이 솟는다.
입술이 입속이 입념이 혀뭉치가 쓰리도록 맵다.
마치 내 큰 입속에서 어뢰가 터진것처럼 진짜 맵다.
버블제트일까? 직격일까?
아니면 내 입속이 헐어서 일까?
진짜 졸나 맵다.

특짜 꼽배기를 금새 후루륵 다 먹고
또 하릴없이 젓가락을 곧추 세워 대접 안을 훑는데
엥! 뭣인가가 걸린다.
왕건이다.

이게 특짜 꼽배기라서
서비스로 이쑤시개를 추가 하셨나?
이빨 쑤시는 곳이 조금 뭉툭하긴 하지만 신제품이라서 그런가?
뚜껑 까지 있는 걸로 봐서 확실히 신제품 이쑤시개가 확실!
진동칫솔 맨키로 이것이 진동 이쑤시개가 확실!
손잡이 뒤에 달린 바람개비...... 여름나기 신제품 이쑤시개가 확실!

나는 비빔국수값 6000원을 지불하고 식당 문밖을 나와
배를 한껏 내밀고
신제품 이쑤시개로 여그저그 이빨새를 쑤시며
팔짜걸음, 안짱걸음, 난바걸음을 번갈아 걸어서 작업실에 돌아왔다.

이빨새를 쑤시는 내내 손잡이 끝에 달린 바람개비가
달달거리며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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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안함 웰빙 비빔국수 - 3
이름: damibox


등록일: 2010-06-29 15:41
조회수: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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