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2010.7.21
[천안함 웰빙 팥죽 - 5]

오늘은 초복
미친개라도 한 마리 두들겨 잡아서 된장을 발라야 하는 날
아니다, 주먹만한 애완견 한 마리라도 후루룩 짭짭하는 날 초복.

땀을 쫄쫄 흘리며 길을 건너서 골목길로 쭈욱 걸어 왼편에
내 단골집을 찾았다.
그 집 메뉴판 옆쪽 특별하게 세로로 붙여놓은 종이딱지에
뿕은 글씨로 ‘동지팥죽’이라고 휘갈겨 써놓은 것을
예전부터 눈여겨 두었다가
오늘 초복날 저 뿕은 글씨 ‘동지팥죽’을
그냥 이열치열로, 진짜 이열치열로
후루룩 짭짭 잡숴야 겠다.

아줌마, 내 앞 테이블상판 보다 더 큰 너부대대한 엉뎅이를 흔들며
팥죽을 한 그릇 내려놓았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에 묻은 뿕은 팥죽 국물을
전복같은 입술로 쪼옥 빨고 너부대대 엉뎅이 좌우로 흔들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뿕은 팥 국물도 가득 넘실
그 속에 하얀 새알도 가득 동동
워낙 팥죽을 좋아하는 나는
아예 얼굴을 죽 대접 속에 쳐박고 후루룩 후루룩
잡숫고 있는데
엥! 왜 분식만 하면 나와는 일면식 인연도 없는 천안함이 초계를 하러
하필 꼭 내 대접 안에서 기동을 할까.
왜 유신이 알켜준 1주1회 분식만 하면  소경이나 다름없는 쏘나를
밑바닥에 불알처럼 단 천안함이
내 죽 대접 안에 들어와 초계를 할까.
소경이나 진배없는 쏘나불알을 나에게 자랑하는 거여? 썅! 미치겠다.

나는 그저 모르는 척,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숟가락에 하얀 새알 한 개를 떠서 막 입에 후루룩 쩝쩝 하려는데
뭐여! 새알에 뭔 글씨가...
안경을 벗고 노안이 생긴 눈을 새알에 갖다 붙이고
애써서 읽는데
뭐여!

‘1번?’

엥, 어디서 많이 본 글씨, 파란 매직으로 ‘1번’
다시 다른 새알을 떠서 앞뒤 위아래 뒤집어서 살펴보니 엥! 또 ‘1번’

초복날, 이열치열로 동지팥죽을 먹다가
‘1번’짜리 새알을 십수개 후루룩 잡솼는데
팥죽!
짭쪼름하고 아르르한 국물 맛이 역시 서해바다 그 간 맛이다 팥죽.
‘1번’짜리 새알 어뢰로 내 초복을 팥죽이 되도록
그래, ‘1번’짜리 새알 어뢰를 숟가락에 장착 그리고 발사!
후루룩 짭짭
에라잇! 뿕은 팥죽으로 올 초복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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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안함 웰빙 팥죽 - 5
이름: damibox


등록일: 2010-07-21 16:26
조회수: 2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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