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인권, 생존의 문제

자기 꼬리를 삼키고 있는 뱀.
고대 동방문화에서 이것은 총체성이나 불멸성, 그리고 존재의 순환을 상징한다.
그것에서 ‘상징’이라는 비밀을 벗겨내면 시간의 중첩에 의해 일정한 상황의 재탄생을 의미한다.

냉전 전후로 이미 지구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한 신자유주의 질서의 세계화는
우리 인간세상을 더욱 참담하게 만들어 놓았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어떠한 짓도 정당화시키는 논리를
‘자본의 지구화’라는 이데올로기가 뒤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천박한 자본주의가 어느덧 공고하게 뿌리 내려버린 우리나라에서
빈곤의 악순환은 이제 도저히 어찌 해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각 개인은 타의든 자의든 좋든 싫든 이 악순환의 어느 한 고리를 감당해야 한다.
만약 이 고리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순환의 원심력에 의해 튕겨져 나가 영원히 인생의 낙오자가 되어버린다.
우리사회를 공황상태로 만든 부동산 투기의 광풍도 바로 이 ‘악순환’의 수레바퀴에 다름 아니다.
멀미날 틈도 없이 눈부실 정도로 휘돌아가는 ‘악순환’의 고리가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파열되어 버리면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진실을 얻게 될 것이다.
‘아! 결국 우리는 서로 제 살 깎아먹기 게임에 열중했구나!’

그러나 이 진실의 깨달음 이후엔 통째로 파멸과 공멸의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악순환의 수레바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인간권리의 문제는 경제논리 속에 가두어져 감히 드러나지 않는다.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저 고리와 고리사이에서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쯤이야 서슴없이 무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악순환’의 바퀴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더욱 가속을 필요로 한다.
빅브라더들은 이 ‘악순환’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韓美 FTA’라는 진통제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참혹한 FTA’라고 부르는 미국식 FTA 체제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면
우리의 자연환경과 사회적 약자 혹은 서민들에 대한 이용, 수탈, 착취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말 그대로 우리는 아수라의 지옥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 뻔한 사실임에도
한미 FTA체제 이후 벌어질 피폐화 될 인간권리에 관한 문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국가기구 조차도 애써서 눈길을 피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자신의 臟器를 떼어 팔아도 살아남기 힘든 이 절망적인 사회에서 ‘인간의 권리’란 과연 무엇인가.
더 이상 떼어 팔 장기가 없다면 그 다음 순서는 자신의 양심과 진실을 팔아먹는 길 밖엔 없다.

단 하루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인간의 권리를 포기하게 만드는 이 빌어먹을 사회가 더 이상 존재해야 할 값어치가 있을까.

우리들에게 남아있는 미래는 이렇게 절망뿐인가.
그렇다.
끈적끈적한 욕망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우리사회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임없이 재탄생 시키는 ‘제 꼬리를 삼키고 있는 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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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림에세이] 인간의 권리에 관한 명상 2 - ' 인권, 생존의 문제' / 2006.11
이름: damibox


등록일: 2006-11-25 10:34
조회수: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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