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08.06.25

['나무물고기' 29 - 부르다]

‘큭큭.... 저 친구가 또 시작을 했군’

木魚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한마디 하면서 검은 오니들이
너울너울 피어오르는 먹구름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나는 정색을 하면서 木魚에게 짜증을 부렸다.

‘저 시커먼 먹구름 속에 들어갔다간 숨이 막혀 버리겠어.
저걸 피해서 그냥 지나치자구!’

‘아니야, 매번 똑같은 내용이지만 저 친구에게 전할 말이 있어’

‘친구라니? 이 물속에 살아있는 것이 우리 둘 외에 또 있다구?’

우리는 오니로 자욱하게 뒤덮인 곳으로 향했다.
꺼먼 오니뿐만 아니라 세상의 온갖 것의 썩은 냄새도 함께 뿜어내고 있었다.
자욱하게 퍼져 오르는 오니의 먹구름을 뚫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날개 짓을 열심히 해대면서 연신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는
청둥오리의 모습이 시커먼 오니들로 자욱한 곳에서 겨우 보였다.

‘어? 저 친구가 그동안 건장한 청년오리로 성큼 자랐구나’

木魚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오니 때문에 눈을 가슴츠레 뜨고
살아서 분명히 움직이고 있는 청둥오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물건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 확실해!
그런데....둘이 서로 아는 사이야?’

‘저 친구를 가끔 봤지. 어렸을 적에 오른쪽 날개를 잃었어.
그래서 왼쪽 날개만 퍼득이다보니 저렇게 제자리에서 빙빙 돌지.
저 친구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날아가는 연습을 열심히 해보지만
아직도 여전히 제자리만 빙빙 돌고 있군‘

‘이곳 물속에 살아있는 것은 우리 둘뿐 인줄만 알았는데...’

‘큭큭, 사실 너의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살아있어.
죽은 척 하고 있을 뿐이야.
살아있으니까 우리들 눈에 보이는 거야‘

木魚의 친구는 한 개 뿐인 날개를 힘껏 퍼득이며 위를 향해 날아오르려고 하지만,
그 때마다 그의 물갈퀴 발이 주변 바닥만 마구 긁어댈 뿐이었다.
날아오르려고 안갖 힘을 쓰는 청둥오리를 木魚가 큰 소리로 불렀다.

‘어이! 청둥이! 이러다간 여기 물속을 온통 시커멓게 만들어 놓겠어!
그만 멈추고 여길 좀 봐. 청둥이! 날 좀 봐!’
-추천하기     -목록보기  
제목: ['나무물고기' 29 - 부르다]
이름: damibox


등록일: 2009-09-08 17:13
조회수: 1803 / 추천수: 322


day_090106_1.jpg (93.9 KB)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DQ'St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