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30 x 45 cm /종이에 먹과 수채/08.07.08
['나무물고기' 33 - 말리다]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던 싸움을 木魚가 육중한 몸을 디밀어 떼어말렸다.
木魚를 사이에 두고 청둥이와 나는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해 연신 씩씩거렸다.

‘괙괙괙! 木魚아저씬 하필 되먹지 못한 저런 인간을 여기 조용한 곳까지 데려 와서
왜 이 난리를 만드는 겨? 괙괙괙!‘

‘흥! 木魚가 말리지 않았다면 넌 지금쯤 내 손에 목이 비틀어져 뜨거운 물속에 쳐박혀서
저 잘난 엉덩이 털이 말끔하게 뽑혔을 거야, 엉!‘

‘저 눔 인간의 주둥이에서 나오는 것은 숨소리 빼놓고는 모두 잔인한 소리뿐이야! 괙괙괙!
내 날개짓 한방에 너의 허리가 두동강 났어야 해!‘

木魚가 꼬리지느러미로 바닥을 가볍게 내리치면서 큰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그만! 그만! 우리는 지금 출발해야 돼! 어젯밤 물속 도시 뒤편에 떨어진 별똥별을
우리가 찾으러 가고 있다는 것을 넌 새까맣게 잊었군!
어때? 청둥아, 너도 별똥별에 새겨진 우리들의 미래를 보고 싶겠지.
너도 함께 가지 않을래?‘

‘흠! 나도 어젯밤에 저 도시 뒤편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보았지.
나도.... 보고 싶지만, 저 인간과 함께 가야 하다니...그건 지옥이야! 싫어!‘

‘너도 이젠 떠나야 한다.
잃어버린 오른쪽 날개를 찾으러 떠날 수 있을 만큼 넌 건장한 청년오리가 되었어!
함께 가자!‘

건방진 오리녀석이 나를 두어번 위아래로  째려보더니 고개를 홱 저으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싫어! 괙괙괙!’

청둥이를 남겨두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물길을 타고 속도를 막 높이려 할 즈음에 뒤쪽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야~~잇!
비겁한 놈들아! 괙괙괙 그렇다고 너희들끼리만 떠나다니...
의리라고는 서푼아치도 없는 놈들아!
나도 데려가 줘! 괙괙괙‘

꼴도 뵈기 싫은 오리녀석이 한 쪽 날개를 퍼득이며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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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물고기' 33 - 말리다]
이름: damibox


등록일: 2009-09-08 17:28
조회수: 1732 / 추천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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