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의 그림창고



oil on canvas / 53X 65 cm / 1996

어떠한 '죽음'이든 부정한 것이고 슬픈 것이다.
망자의 이승 삶이 어떻든간에 지난 세상살이는 恨 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렇게 恨 을 갖고는 저승으로 가는 길이 서럽다.

한국의 전통 무속인 '씻김굿'에서 죽은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열두자 하얀 긴 광목에 매듭을 여러개 묶어 진설한다.
이렇게 매듭지어진 광목 하얀베를 '고'라고 한다.
무당은 고의 끝자락을 잡고 춤을 추면서 손을 자연스럽게 흔들어 한매듭 한매듭 씩 풀어간다.
망자의 이승에서 맺어진 恨, 이 세상살이는 누구에게나 사랑과 증오와 미움과 절망과 좌절들로 가득 쌓여 있다.
망자는 지난 삶의 회한 때문에 서럽다.
열두자 광목의 매듭들 하나 하나가 살아생전에 풀지 못했던 恨 들이다.
저 매듭이 하나씩 풀어질 때 망자의 한도 하나씩 풀어진다.
이승에서 맺힌 恨을 풀고 이세상에 대한 미련을 깨끗하게 씻어 버리는 일,
하여, 망자는 기쁜 마음으로 삼도천을 건넌다.

그림에서 보이는 저 '고'는 우리네 인생에 서리서리 맺힌 '한'덩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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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1 / Venting The Sprite 1 / 1996년 作
이름: damibox


등록일: 2006-10-17 22:12
조회수: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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